"내일부터 다이어트해야지."
이 지긋지긋한 다짐을 오늘까지 몇 번이나 반복하셨나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라, 채소를 많이 먹고 물을 자주 마셔라. 누구나 아는 이 교과서적인 조언이 고도비만 환자들에게는 얼마나 가혹한 형벌이자 비인간적인 요구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 그 마음에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서울대 의대 교수이자 흉부외과 전문의인 장형우 교수는 한때 BMI 37, 체중 118kg에 달했던 고도비만 환자였습니다. 당시 그의 심정은 처절함 그 자체였습니다. 만화처럼 비대한 몸에서 살만 가위로 싹둑 잘라내 버리고 싶다는 상상을 매일같이 했습니다. 병원 직원 식당의 담백하고 싱거운 저염식 식단을 마주할 때면, 건강해진다는 위안보다는 말할 수 없는 불쾌감과 짜증이 먼저 밀려왔습니다. 대신 연구실에 홀로 앉아 달콤한 주스에 후레쉬베리를 곁들여 먹고, 퇴근 후에는 궁극의 위안이었던 너구리 라면을 끓여 먹으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곤 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장형우 교수가 직접 40kg을 감량하며 뼈저리게 깨달은, 그동안 우리가 다이어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분노 섞인 진실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이미지 출처 - 중앙일보
핵심 한 줄
고도비만 다이어트 실패는 의지 부족이 아닙니다. 호르몬과 항상성의 문제입니다.
비만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차력 쇼'에 가깝다
많은 이들이 살을 빼지 못하는 이유를 '의지력 부족'으로 돌리며 환자를 비난합니다. 하지만 고도비만 환자에게 요구되는 인내심은 인간의 한계를 한참 넘어선 것입니다. 장형우 교수는 고도비만 다이어트를 뜨거운 전구 불 위를 걷거나, 전기줄을 맨손으로 잡아 그 전기로 선풍기를 돌리는 '차력 쇼'와 같다고 말합니다.
또한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며 극도의 배고픔을 평생 참으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요구이며 주변에서 "의지가 없다", "독하지 못하다"라고 비난하는 것은 무지한 소리라고 말합니다. 뚱뚱한 사람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이죠.
장형우 교수
"뚱뚱한 사람들한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빼고 싶다고 빠지는 게 아니거든요. 그건 인간의 인내심 범위를 벗어난 영역입니다."
덴마크 다이어트부터 위 절제 수술까지, 왜 다시 돌아오는가?
장 교수 역시 살을 빼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의 '항상성'은 무서운 수준이었습니다.
• 덴마크 다이어트: 2주간 비인간적인 식단을 견디며 16kg을 감량했으나, 일반 식사를 시작하자마자 빛의 속도로 요요가 왔습니다. 밥 두 숟가락만 먹어도 살이 찌는 그 황당함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 저탄고지(LCHF): 116kg에서 107kg까지는 내려갔지만, 그 지점에서 몸이 자물쇠를 채운 듯 1g도 빠지지 않는 '마의 구간'에 봉착했습니다.
• 위 소매 절제술: 2020년, 마지막 수단으로 멀쩡한 위를 1/3이나 잘라냈습니다. 26kg이 빠졌지만 최저점은 90kg였고, 시간이 지나자 몸은 다시 102kg으로 돌아갔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위를 잘라내도 몸이 '치팅'을 한다는 것입니다. 스파게티가 소화가 안 되면 리조또나 국밥처럼 잘 넘어가는 고칼로리 음식을 찾아내어 결국 원래 몸무게를 회복하려 애씁니다. 이것이 의지로 극복할 수 없는 인체의 무서운 생존 본능입니다.
| 시도 | 결과 |
|---|---|
| 덴마크 다이어트 | 16kg 감량 → 요요 |
| 저탄고지(LCHF) | 116→107kg 후 정체 |
| 위 소매 절제술 | 최저 90kg → 다시 102kg |
핵심
위를 잘라내도 몸은 고칼로리 음식을 찾아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호르몬 스위치를 켜자 '형벌'이 '평화'가 되었다
102kg에서 다시 절망하고 있을 때, 장형우 교수는 비만 치료제를 통해 '호르몬 스위치'의 존재를 경험했습니다. 이전까지의 다이어트가 살을 빼기 위해 끊임없이 참아야 하는 '형벌'이었다면, 약물 치료를 시작한 후에는 비로소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장 교수는 이것을 '로켓'에 비유합니다. 수술이 1단 로켓이라면, 치료제는 궤도에 안착시키는 2단 로켓입니다. 인내심을 쥐어짜지 않아도 지방을 축적하려는 의지 자체가 사라지는 경험은 경이로웠습니다. 40년 넘게 무너지지 않던 철옹성이 스위치 하나로 무너지는 것을 보며, 저는 지난 세월의 고통에 대해 깊은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비만 치료는 이제 고혈압 약처럼 호르몬을 관리하는 영역입니다.
비유
수술 = 1단 로켓 · 비만 치료제 = 궤도에 안착시키는 2단 로켓
"고도비만을 운동으로 살 뺀다?" 이건 정말 바보 같은 생각입니다
장 교수는 냉정하게 말합니다.
"운동은 건강(심폐 지구력)을 위한 것이지 체중 감량의 핵심 수단이 아닙니다. 먹은 걸 운동으로 빼겠다는 생각은 과학적으로 가장 비효율적인 전략입니다. 또한,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어서 살을 빼려는 시도는 더욱 어리석습니다. 효소 가루나 다이어트 보조제는 그저 환상일 뿐입니다. 안 먹어서 빠지는 경우는 있어도, 무언가 특별한 것을 먹어서 지방이 녹는 마법은 없습니다."
특히 장 교수는 '제로 슈가'나 '제로 콜라'에 대해서도 부정적입니다. 장 교수의 입맛에는 그저 맛이 없는 음료일 뿐이니까요. 맛없는 제로 음료를 마시느니 차라리 무인도에서 굶는 것이 낫다고 그는 말합니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철저한 식이 조절과 호르몬 관리이지, 맛없는 대용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고요.
살이 빠지면 엉덩이가 아프고 신발 사이즈가 바뀐다
40kg 감량 후, 마치 오래된 페인트칠을 벗겨낸 것처럼 몸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 통증: 엉덩이 살이 빠지니 의자에 앉을 때마다 뼈가 닿아 욕창이 생길 것처럼 아픕니다.
• 사이즈 변화: 발가락 살까지 빠져 신발 사이즈가 275에서 270으로 줄었고, 모든 구두를 새로 사야 했습니다.
• 핏줄의 발견: 평생 핏줄을 찾을 수 없던 몸이었는데, 살을 걷어내니 숨겨져 있던 핏줄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멋있었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죠.
• 불편한 변화: 얼굴 살이 빠져 안경이 자꾸 앞으로 흘러내리고, 급격한 감량의 부작용으로 한 달 간격으로 양쪽 귀에 이석증이 오는 고생도 했습니다.
미식가의 상실: 명동 충무김밥 10인분의 추억
과거의 장 교수는 미식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명동 충무김밥에 집착해서 강남에서 명동까지 주차비를 감수하며 차를 몰고 가거나, 퀵서비스 비용 만 원을 아까워하지 않고 10인분씩 시켜 먹곤 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혼자 3인분을 해치워야 마음이 안정되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호르몬 스위치가 바뀐 지금, 장 교수는 변했습니다. 그토록 좋아하던 충무김밥이나 양념치킨의 진한 맛이 이제는 '너무 과하다'고 느껴집니다. 자극적인 양념보다 프라이드 치킨의 담백함을 선호하게 된 제 모습을 보며, 입맛 자체가 변하는 것이 다이어트의 진정한 완성임을 깨달았습니다.
완성
다이어트의 진정한 완성은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입맛 자체가 바뀌는 것입니다.
비만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질 준비가 되셨나요?
과거에는 비만을 탈출할 확실한 수단이 없었기에 비극이었지만, 이제는 강력한 의학적 도구인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가 존재합니다. 장 교수는 비만에서 탈출하는 순간, 인생 고민의 80~90%가 자동으로 해결된다고 말합니다.
• 사회적 소외와 시선에서의 해방
• 입고 싶은 옷을 마음대로 입는 즐거움
• 조금만 걸어도 흐르던 땀과 숨 가쁨의 소멸
• 고혈압, 당뇨 등 각종 대사 질환으로부터의 자유
더 이상 스스로를 '의지 없는 사람'이라 자책하지 마세요. 비만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단지 관리해야 할 호르몬의 문제일 뿐입니다.
▶ 장형우 교수 인터뷰 (유튜브)
"의지력이 아니라 호르몬이었습니다." — 장형우 교수의 40kg 감량이 남긴 가장 중요한 한 줄입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료 진단·치료·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비만 치료제·수술 등 개인 치료는 반드시 전문 의료인과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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